N스크린 전쟁에 발 담근 SKT, 성공 가능성은?

 

by 주민영 | 2011. 01. 24

(1) 모바일

SK텔레콤(이하 SKT)이 24일 N스크린 개인화 미디어 서비스인 ‘호핀(hoppin)’을 선보이며 N스크린 서비스 전쟁에 뛰어들었다.

호핀은 스마트폰과 PC, TV 등 3스크린에서 최신 영화와 드라마, 뮤직비디오와 뉴스 서비스를 끊김없이 이어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과 PC, TV에서 별도로 결제할 필요 없이, 한 번만 구매하면 모든 스크린에서 동일한 콘텐트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100124_SKT_Hoppin

SKT는 25일 ‘호핀’ 서비스와 전용 단말기 ‘갤럭시S 호핀’을 출시한다

예를 들어 PC에서 웹으로 영화를 시청하다가 집을 나서면 스마트폰을 통해 보던 장면부터 이어서 볼 수 있으며, 다시 집에 돌아와 스마트폰을 TV와 연결된 전용 크레들에 연결하면 TV의 큰 화면에서도 같은 영화를 이어볼 수 있다.

갤럭시 탭 등 태블릿 PC를 TV 리모콘과 키보드로 활용하면서 영상에 대한 다양한 부가정보도 받아볼 수 있는 ‘호핀 TV콘’ 애플리케이션도 2월 중에 제공할 예정이다. TV에서 VOD 영화를 시청하는 동시에 태블릿에서는 시청 중인 영화의 감독과 배우, 비하인드 스토리와 개인화된 추천 콘텐트를 열람할 수 있게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호핀 서비스와 전용 단말기 ‘갤럭시S 호핀’에 대한 보다 자세한 소개는 행사장에서 촬영한 시연 영상으로 대신한다.

호핀 서비스와 단말기 시연 영상

SKT의 호핀 서비스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TV에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용 단말기(갤럭시S 호핀)와 크레들을 개발해 스마트폰을 셋톱박스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동통신사업자인 SKT로서는 PC에서는 웹 방식으로, 스마트폰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어렵지 않게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TV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인 BTV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지만, SKT는 당분간 SK브로드밴드와 합병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기존 IPTV 사업자들은 전용 셋톱박스를 통해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스마트TV 제조업체들은 인터넷을 TV에 직접 연결해 VO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셋톱박스와 TV 제품을 보유하지 못한 SKT로서는 삼성전자와 협력해 스마트폰을 셋톱박스로 활용하는 참신한 방식을 시도한 셈이다.

이로서 호핀 서비스는 TV를 포함한 진정한 N스크린 서비스로서 기본 구색을 갖추게 됐지만, 동시에 스마트폰을 셋톱박스로 활용하는 방식은 호핀 서비스의 결정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 호핀’이 집안에 있을 때는 전용 크레들에 연결해 HDMI 단자가 있는 일반 TV에서도 셋톱박스 없이 VOD 서비스를 즐길 수 있지만, 갤럭시S 호핀 사용자가 휴대폰을 들고 집안을 떠나면 다른 가족은 전혀 VOD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다. 기존의 IPTV 서비스와 경쟁하는 부분에서는 태생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SKT는 향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다른 안드로이드폰에서도 호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지만, 이 경우 단말기에 셋톱박스 기능이 내장되지 않았기 때문에 TV에 연결해 스마트폰을 셋톱박스로 활용하는 기능은 사용할 수 없다. 스마트폰과 PC를 연결하는 2스크린 서비스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물론, 기존에 IPTV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가정에서는 갤럭시S 호핀 등 전용단말기를 구입해 일반 TV에서 IPTV의 VOD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TV를 VOD시청하기 위해서는 휴대폰이 항상 크레들에 꽂아야 하고, 매번 입력 방식을 일반 TV에서 HDMI 단자 입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대신 스마트폰에서 이동 중에도 편리하게 VOD를 결제하고 시청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웠지만, 정책적으로 3G 망에서는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은 와이파이 망에서, PC에서는 와이파이와 유선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동성이라는 장점이 반감될 수 밖에 없다. 기존 IPTV 사업자가 콘텐트 업체와 저작권료 문제를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러한 크고 작은 단점으로 인해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N스크린 서비스 경쟁에서, 과연 SKT의 호핀 서비스가 경쟁력이 있을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넷플릭스, 훌루와 같은 해외 OTT 서비스는 진작부터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애플,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들은 애플TV와 구글TV 플랫폼을 통해, IPTV 서비스 사업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TV 제조업체는 자사의 스마트 TV 플랫폼에서 콘텐트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며 저마다 N스크린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N스크린 서비스의 주도권을 놓고, 플랫폼 업체와 TV 제조업체, IPTV 사업자와 OTT 서비스 업체간의 총성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더 이상 하나의 디바이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싱글 스크린 서비스로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ktnscreencloud

다행스러운 점은 SKT 관계자들이 호핀 서비스의 이와 같은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용 단말기가 아니라 셋톱박스나 스마트 TV 애플리케이션 방식으로 TV 스크린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재환 SKT 미디어 플랫폼 본부장은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세톱박스와 스마트 TV, 자동차(MIV) 등 다양한 채널로 호핀 서비스의 스크린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으로 셋톱박스나 스마트 TV 제조업체와 협의하고 있는 사항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른 통신사들은 유무선 합병 이후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 TV 진영과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지만, IPTV 사업을 직접 제공하지 않는 SKT로서는 스마트 TV 진영과 손을 잡을 여지가 충분히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와 같은 스마트 TV 사업자로서도 미국 등에서는 대형 영화사와 케이블 업체, OTT업체와 직접 제휴하며 콘텐트를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마땅한 협력업체가 없는 상황이다.

만약, 호핀 서비스가 스마트 TV에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들어가게 된다면, 셋톱박스 기능을 갖춘 전용 단말기나 별도의 셋톱박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손쉽게 TV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행사장을 나오면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호핀 서비스를 직접 설명했던 설원희 SKT 오픈플랫폼 부문장에게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졌다. 그는 호핀 서비스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지만, “호핀 서비스는 이제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SKT의 ‘호핀’ 서비스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들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N스크린 미디어 서비스 분야에 통신사가 나름의 방식으로 출사표를 던졌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

SKT의 입장에서는 TV를 포기하고 모바일 IPTV 및 웹 TV 서비스로만 선보일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지만, 전용 단말기라는 무리수를 둬서라도 TV 스크린을 꼭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는 호핀 서비스를 통신사의 기존 부가서비스 수준으로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N스크린 서비스로 키워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지금 당장은 부족한 점도 많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있지만, 가야 할 방향은 제대로 잡고 있다는 면에서 호핀 서비스의 미래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앞으로 SKT가 서드파티 셋톱박스 업체나 스마트 TV 업체와 제휴 소식을 발표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때가 호핀 서비스의 진짜 시작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http://www.bloter.net/archives/47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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