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KT 아이패드앱’ 허점투성이 ****

 

by 주민영 | 2010. 11. 30

(3) 모바일

애플 아이패드가 국내 정식 판매되기 시작했다. KT는 대대적인 행사를 마련하면서 또 한번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포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하지만 KT가 과연 이런 아이패드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지 그 한계도 여실히 드러난 출시일이었다.

KT는 지난달 아이패드용 전자책 앱인 ‘쿡북카페’ 앱을 선보인 데 이어, 30일 아이패드 공식 출시에 맞춰 전자책 패키지 상품인 ‘쿡북카페 팩’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단말기만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트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여러 모로 미흡한 점을 노출하면서 준비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이패드에서 결제가 안된다는 점이다. 유료 콘텐트가 있지만 아이패드에서 유료 콘텐트를 구매하기 위해 ‘북캐시’를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파리 브라우저로 쿡북카페 사이트에 들어가도 결제가 불가능하다. 북캐시를 충전하려면, PC를 켜서 쿡북카페 사이트에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KT는 “아이패드는 이제 막 출시된 제품이기 때문에 결제를 위한 준비가 완료되지 않았다”라며 “추후 연동 테스트를 완료한 후에 신용카드와 핸드폰, 상품권 결제 등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캐시’가 있어야 구매할 수 있는데, 아이패드에서는 북캐시를 충전할 수 없다

물론 앱스토어에서 유통되는 애플리케이션에서 다양한 결제 방식을 지원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애플이 직접 제공하는 ‘앱 내 구매(in-app purchase)’ 기능 외에 다른 결제 방식을 정책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온라인 쇼핑몰이나 온라인 서점 등에서 이루어지는 실물 거래에 대해서는 모바일 결제 솔루션 등을 활용한 카드 결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도 하지만, 디지털 음원이나 전자책, 게임 아이템 등 디지털 콘텐트에 대해서는 아이튠즈 계정을 활용한 ‘앱 내 구매’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5월 벅스와 소리바다, 엠넷 등 국내 음악 서비스 앱이 앱스토어에서 사라졌던 이유도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이후 국내 전자결제업체들은 이러한 문제를 우회할 수 있는 결제 수단을 마련해놓았으며, KT도 쿡북카페 아이폰 버전과 올레 마켓 등에서 이미 이러한 결제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전자결제업체의 솔루션을 활용하던, 애플의 앱 내 구매를 활용하던, 출시에 발맞춰 고객들을 위해 가능한 결제 방식을 제공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아쉬운 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쿡북카페 전자책 뷰어의 인터페이스를 보자. 애플 아이북스와 같이 실제 책과 유사한 책넘김 효과를 주는 기능을 구현했다. 그런데 실제로 책장을 넘겨보면 왠지 마음먹은 대로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장을 천천히 넘기고 싶은데 순식간에 다음 장으로 넘어가거나, 반대로 책장을 넘기려고 화면을 터치해서 쓱쓱 넘겼는데 화면은 안넘어가는 현상이 발생한다. 아이북스와 같이 사용자의 터치 속도를 감지해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화면의 터치 영역을 분할해서 어디를 터치하는가에 따라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패키지로 판매하겠다는 정책도 문제다. KT는 아이패드 출시와 함께 아래와 같은 5종의 쿡북카페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KT는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하게 아이패드 전용 콘텐트를 즐길 수 있도록 패키지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패드 출시를 기념해 첫 한 달은 무료로 판매된다.

KT 쿡북카페 팩 구성

문제는 패키지로만 판매하고 개별 콘텐츠를 낱개로 구매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KT가 준비한 아이패드 전용 콘텐트는 이 패키지 상품이 전부이기 때문에, 쿡북카페에서 신문, 잡지 등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월정액 패키지를 일괄 구매해야 한다.

KT는 지난 4월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인 ‘쿡북카페’를 선보이면서 “출판사나 기성작가 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도 자신의 콘텐트를 사고 팔 수 있는 출판 콘텐트 오픈 마켓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의 판매 방식을 보면 ‘콘텐트 오픈 마켓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기존 통신사 음원 시장과 같은 왜곡된 유통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헛갈리는 상황이다.

아이패드는 웹 서핑 뿐만 아니라 신문과 잡지, 음악과 영상 등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데 최적화된 기기다. 아이패드를 파는 입장에서나 구매를 고려하는 사용자의 입장에서나, 과연 아이패드에서 어떤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KT가 직접 선보인 ‘쿡북카페’ 앱과 패키지 상품은 KT가 아이패드 출시와 발맞춰 어떤 준비를 해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뚜껑을 열어보니 아이패드용 쿡북카페 앱은 KT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것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 KT가 아이패드 고객을 위해 준비한 앱은 쿡북카페를 제외하고는 ‘도시락’ 정도다 .  아이폰 사용자들이 즐겨 사용하는 ‘쇼 고객센터’와 ‘쇼내비’, ‘유클라우드’와 ‘와이파이로밍’ 같은 필수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아이패드용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콘텐츠 판매 방안을 모색하는 동안, 고객들이 우선적으로 필요로 하는 기능은 뒷전에 밀린 것이다.

지난해 KT가 처음 아이폰3GS을 출시했던 때가 떠오른다. 당시 KT는 여러모로 준비가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서 ‘좋은 제품을 출시하면서도 욕먹는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비단 예약 판매에서 혼선이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일례로 KT가 무선데이터 사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쇼 고객센터’ 앱을 제공한 것은 아이폰을 출시한 지 세 달도 넘은 시점이었다.

그 후로 1년이 지난 지금, 이번에는 아이패드 출시와 함께 KT의 관련 서비스가 착착 준비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너무 큰 기대였을까. 출시와 함께 모든 것을 준비하지는 못했을 지언정, 사후 대응만큼은 1년 전보다 신속하게 대처해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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