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홍성태 교수의 마케팅 레슨] 소비자와 ‘우뇌적 교감’ 창출해야 기회 온다 *****

 

홍성태 한양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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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1.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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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에서 특별 강연이 있었다.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 담당 중역이 ‘모바일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첫머리에 그는 "삼성이 컴퓨터를 많이 판매해도 실속은 없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가 돈을 벌 뿐이다. 이런 껍데기나 만드는 사업을 모바일에서는 반복하지 않겠다"고 운을 떼며 ‘갤럭시S’의 특징에 대하여 설명했다. 전 세계 지도는 물론 주가와 교보문고 베스트셀러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등의 특징을 주로 거론했다. 하지만 대부분 경쟁사가 이미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였다. 삼성은 ‘Digital Exciting(디지털로 만드는 자극, 흥분, 활기)’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날의 강연에 놀라움이나 흥분거리는 없었다. 좌뇌적 설명은 있었지만 우뇌적 기발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껍데기 만드는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것처럼 들렸다.
좌뇌적 기업은 논리적이어서 다른 기업이 이미 성취한 결과를 분석해 기본적으로 이를 ‘모방’하며 개선하려 한다. 반면 우뇌적 기업은 통합적이고 형태적이어서 큰 그림을 떠올리며 여태까지 없던 세상을 ‘창조’하려 한다.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을 발표할 때면 예의 미니멀한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나선다. 복장까지도 아이폰의 브랜딩(branding·브랜드의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을 위한 연출인 것이다. 그가 등장하기만 해도 사람들은 열광하며 그의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삼성도 신제품 발표 때 사업부장과 구글의 CEO, SKT의 CEO까지 노타이 양복차림으로 함께 무대에 오르게 했다. 그러나 무대 등장만 흉내냈지 거기엔 진정한 열광도 감동도 없었다. 남을 따라 하는 것으로는 일류 기업이 될 수 없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좌뇌로 분석하고 평가를 하면서도 결국은 우뇌의 직감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마케팅 포인트는 각 제품 카테고리에서 누가 소비자의 우뇌에 번뜻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느냐에 있다. 복사기 시장에서 제록스(Xerox)가, 특송 우편 시장에서 페덱스(FedEx)가, 화장지 시장에서 크리넥스(Kleenex)가 그랬듯이 누가 모바일 시장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느냐가 관건이다.
‘아이폰’이 모바일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icon)이 되어가고 있음은 우리로선 안타까운 일이다. 콜라시장에는 코카콜라와 그 외의 것들이 있고, 햄버거시장에는 맥도날드와 그 외의 것들이 있다. 모바일 시장엔 이제 아이폰과 그 외의 것들이 존재할 뿐이다.
갤럭시S는 휴대폰 사상 최단 기간에 백만 대의 판매를 기록했다고 자랑한다. 월드컵 국가대표 후원식에서부터 일부 인기인을 홍보대사로 활용하고, 강력한 미디어 활동과 체험 아카데미 운영 등 각종 이벤트를 부지런히 벌여 판매를 촉진해온 성과이다.
안타까운 것은 판촉 활동만 있고 마케팅이 없다는 점이다. 도대체 ‘갤럭시’가 무엇인지를 전달하지 못한다. 좌뇌형 기업은 숫자에 집착하지만 우뇌형 기업은 소비자의 머릿속에 어떻게 자사 브랜드의 상징적 의미를 심어줄지 고민한다. 좌뇌형 기업은 마음이 조급해 브랜드를 키우기보다 단기적인 매출 성과에 치중하기 십상이다. 반면 우뇌형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를 심고 뿌리내리게 하는 데 우선적인 관심을 기울인다.
또한 좌뇌가 언어적인 데 반해 우뇌는 형태적이다. 사람들은 형상이나 생김새를 더 잘 기억한다. 아이폰은 아이팟에서 시작해 그 디자인의 프로토타입(prototype·원형)을 사람들 머릿속에 끊임없이 각인시켜 왔다. 애플은 프로토타입에서 진화된 모델을 1년에 1개만 만들어 3000만 개의 단말기를 판매한다. 삼성은 3억 개를 판매하지만, 해마다 200개의 각기 다른 신모델을 만들고 있다. 현재의 갤럭시 디자인이 하나의 아이덴티티(identity)로서 소비자의 머리에 각인되리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
예측할 수 있는 미래가 보였던 시대에는 좌뇌적 기업이 훨씬 안정적인 성장을 했다. 오늘날은 우뇌적 기업들의 약진이 좌뇌적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전자업체들이 몰려 있다 해서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지역은 오늘날 하드웨어를 뛰어넘어 검색엔진,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등 새로운 모바일 문화를 창출하는 TGIF(트위터·구글·아이폰·페이스북)의 고향으로 더 각광받고 있다.
지난 2000년 노키아의 시가총액은 2500억달러에 달했고, 애플은 200억달러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노키아는 420억달러이고, 애플은 2500억달러로 역전됐다. 노키아가 단말기라는 제품의 형식에만 집중했던 결과다. 삼성도 스스로 핵심 역량이 있다고 믿는 하드웨어에만 매달리다 유사한 운명에 처하게 될까 염려된다.
예전에는 기업의 핵심 역량을 찾아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오늘날은 시장의 변화에 따라 뭐든 새로 배우면서 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이제 ‘우리 회사의 업(業)의 개념이 무엇이냐’라는 식으로 규정짓는 업의 경계는 사라지고 있다.
구태여 업의 개념을 말한다면 어느 사업이든 ‘고객업종’일 뿐이다. 고객과의 우뇌적 교감을 창출할 수 있어야 새로운 기회가 시작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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